갈색 액체를 물병에 담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
병 안에 든 건 휘발유입니다.
연료난으로 주유소 대부분이 문을 닫자, 미리 기름을 사둔 이들이 웃돈을 받고 팔려는 겁니다.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큰 병 2만 킵(1,850원)이요. (색깔이 너무 연한데요?)"
간신히 기름을 확보한 주유소 앞에는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뙤약볕 아래 길게는 2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오랜 시간 기다려도 원하는 만큼 기름을 채울 수 없습니다.
[요나스 / 루앙프라방 : 여기선 4만 킵(3,700원)밖에 못 넣는대요. 1.5 리터 정도예요. 이 오토바이에 3~4 리터가 들어가는데 곧 다시 와야 할 것 같아요.]
[워런/ 루앙프라방 : 기름값이 올라 3만 킵(약 2,800원)을 줘도 충분히 넣을 수 없어요. 기름을 아끼기 위해 각자 운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때예요.]
휘발유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한 데다, 코로나 확산 이후 해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외화 보유액이 부족해진 라오스 정부가 휘발유를 충분히 수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휘발유 구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저는 이렇게 20 리터 정도를 미리 사뒀습니다.
현재 라오스에선 휘발유를 구매할 때 이렇게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름 전쟁이 치열한 도심을 벗어나 시외 주유소를 떠돌며 기름을 한꺼번에 사들이거나, 태국과 인접한 수도 비엔티안에 사는 이들은 국경을 넘어 기름을 사 오기도 합니다.
[손사랑/ 루앙프라방 : 태국 농카이 지역으로 이동해서 거기로 기름 사서 들어오고 있다고 하고요. 루앙프라방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동포들이 외부 나가는 거 자제하고 있고요. 만약에 나갈 일 있으면 걸어가거나 자전거 타고….]
기름 쟁탈전 속에 뒷거래가 성행하자 라오스 정부는 거리에서 기름을 파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했습니다.
라오스는 지난달 외국인 입국을 재개하면서 외화 수입 증가에 따른 휘발유 추가 확보를 기대하곤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YTN 월드 손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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